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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먹을 때 조심해야 할 음식은? '이 조합' 주의해야
약을 복용할 때 음식과 함께 섭취하는 방식에 따라, 약물의 효과와 안전성이 달라질 수 있다. 약효가 약해지거나 지나치게 강해져 예상치 못한 부작용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안전하고 효과적인 약물 복용을 위해서는 음식과 약물 간 상호작용에 대한 이해가 필수적이다. 이미나 약사(선운포도약국)와 함께 약 복용 시 피해야 할 대표적인 음식 조합과 복약 원칙에 대해 자세히 알아봤다.
약물 흡수와 대사, 음식이 좌우한다
약물은 체내에 흡수되어야 효과를 낸다. 이 과정에서 음식은 약물의 흡수율을 높이거나 낮추는 등 여러 방식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미나 약사는 "공복에 복용해야 하는 약을 음식과 함께 섭취하면 흡수가 방해돼 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며 "반대로 음식이 흡수를 과도하게 촉진하면 약효가 강해지거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갑상선저하증 치료제는 공복에 복용해야 충분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식사와 함께 복용하면 약물의 흡수가 저해돼 치료 효과가 떨어진다. 또한 음식은 약물의 대사에도 영향을 미친다. 간에서 약물을 분해하는 효소(cyp3a4 등)의 작용을 억제하거나 과도하게 활성화하는 특정 음식은 약물 농도를 비정상적으로 변화시켜 효과 저하 또는 부작용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음식 따라 달라지는 약효, 대표적인 '상극 조합'
음식과 약물 간 상호작용은 약물마다 다르게 나타난다. 특정 음식이 간 대사 효소나 흡수 과정을 방해하거나 촉진하면, 약효가 과도하게 증가하거나 반대로 크게 감소할 수 있다. 대표적인 '상극 조합' 음식들은 다음과 같다.
●자몽
자몽은 간에서 약물을 분해하는 cyp3a4 효소의 작용을 억제하는 대표적인 과일이다. 이 효소는 심바스타틴, 아토르바스타틴 등의 고지혈증 치료제와 니페디핀 같은 칼슘채널 차단제 성분의 고혈압약, 사이클로스포린과 같은 면역억제제 등을 분해하는 역할을 한다. 자몽주스를 이들 약과 함께 섭취할 경우 약물이 체내에 과도하게 축적돼 근육통, 간 기능 이상 등 부작용이 생길 위험이 높아진다. 해당 약물을 복용 중이라면 자몽과 자몽주스는 반드시 피해야 한다.
●유제품
우유, 치즈, 요거트 등 유제품은 칼슘과 마그네슘을 다량 함유하고 있어, 일부 항생제나 철분제와 결합하면 약물의 흡수를 방해할 수 있다. 이미나 약사는 "테트라사이클린계 항생제(독시사이클린, 미노사이클린)나 퀴놀론계 항생제(레보플록사신, 시프로플록사신) 등이 대표적이며, 이들 약물은 유제품과 함께 복용할 경우 흡수율이 크게 떨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철분제 역시 유제품 속 칼슘과 결합하면 체내 흡수가 저해되므로, 복용 간격을 1~2시간 이상 두는 것이 바람직하다.
●나트륨 함량이 높은 음식
고혈압약을 복용하는 경우에는 나트륨 함량이 높은 음식에도 주의가 필요하다. 짜고 자극적인 음식은 혈압을 다시 상승시킬 뿐 아니라, 부종이나 심혈관계 부담을 유발할 수 있다. 국물류, 절임류, 인스턴트식품 등은 섭취를 줄이고, 저염 식단을 유지하는 것이 고혈압약의 효과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
●카페인
커피, 녹차, 홍차, 에너지드링크처럼 카페인이 포함된 음료는 일부 약물과 함께 복용할 경우 카페인 과잉 상태를 초래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감기약 △진통제 △편두통약 △항히스타민제 △피로회복제 △자양강장제 등에는 각성 작용이나 진통 효과 강화를 위해 카페인이 포함되는 경우가 흔하다. 카페인은 뇌혈관을 수축시켜 두통을 완화하고, 졸림이나 무기력을 줄여주는 기능이 있어 약효를 보조하는 역할을 한다.
이미나 약사는 "카페인이 들어 있는 음료와 카페인 성분이 포함된 약물을 함께 섭취하면, 불면, 심장 두근거림, 손 떨림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수면제, 진정제 항불안제를 복용하는 사람의 경우, 카페인의 각성 작용이 약효를 떨어뜨릴 수 있어 병용을 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카페인은 철분 흡수에도 영향을 준다. 철분제를 복용할 경우, 커피나 녹차, 홍차에 포함된 카페인과 탄닌 성분이 철분의 흡수를 방해하므로, 복용 전후 1~2시간은 이러한 음료 섭취를 피하는 것이 좋다.
● 술
이미나 약사는 "대부분의 약은 간에서 대사되기 때문에 음주와의 병용은 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알코올은 간 기능에 부담을 주고, 약물 대사를 방해해 예상치 못한 독성을 유발할 수 있다. 복용 중에는 술을 마시지 않는 것이 약물 안전성을 높인다. 진통제나 감기약과 함께 술을 마시면 간 손상의 위험이 높아질 수 있으며, 일부 중추신경계 작용 약물은 부작용을 증폭시켜 졸음이나 어지러움을 유발할 수 있다.
특히 수면제를 복용하면서 잠을 더 잘 자기 위해 술을 마시는 경우도 있지만, 이는 매우 위험하다. 알코올은 수면제의 부작용이나 내성, 의존성을 증가시켜 실제로는 건강한 수면이 아닌 기절에 가까운 상태를 초래할 수 있다. 술을 마시고 잠들면 일시적으로 잠이 오는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이는 기절에 가까운 상태로, 장기적으로는 불면증이 심해지고 인지기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건강기능식품도 예외 없다…복용 시 주의사항
일반의약품이나 건강기능식품은 의사 처방 없이도 복용할 수 있어 가볍게 여겨지기 쉽지만, 이들 역시 음식이나 다른 약물, 영양제와 상호작용을 일으킬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이미나 약사는 대표적인 약으로 소염진통제를 꼽았다. 이어 "소염진통제는 위장을 자극하는 성분을 포함하고 있어 공복에 복용할 경우 속쓰림 등의 부작용의 위험이 있다"고 설명하며 식후에 복용하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일부 지사제에는 장내 불필요한 물질을 흡착해 배출하는 성분이 포함돼 있는데, 다른 약물이나 음식과 동시에 복용하면, 흡착제가 오히려 약물 성분이나 음식 속 유익한 성분을 흡착해 약효를 떨어뜨릴 수 있다. 이 때문에 지사제 복용 시에는 다른 약이나 음식과 최소 1~2시간의 간격을 두는 것이 바람직하다.
영양제 역시 음식과 상호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 철분제는 우유, 녹차, 커피 등에 포함된 칼슘이나 카페인, 탄닌 성분과 결합해 흡수가 저해될 수 있다. 반대로 비타민d는 지용성 영양소이기 때문에 고지방 식사와 함께 복용하면 흡수율이 높아진다. 이 약사는 "영양제마다 복용 시기와 함께 먹어야 할 음식이 다르므로 개별 특성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함께 마시는 물도 '복약의 일부'
약을 가장 안전하게 복용하는 방법은 맹물, 즉 생수나 정수된 물과 함께 복용하는 것이다. 물은 약물의 흡수에 영향을 주지 않기 때문에 가장 안전하다.
반면, 우유를 비롯한 유제품은 칼슘 성분 때문에 일부 약물의 흡수를 방해할 수 있어 피하는 것이 좋다. 커피, 녹차, 홍차 등 카페인이나 탄닌이 포함된 음료는 흡수를 저해하거나 약효를 변질시킬 수 있으며, 자몽주스는 간 대사 효소를 억제해 특정 약물의 혈중 농도를 과도하게 높여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다. 술은 간 기능에 직접적인 손상을 일으킬 수 있어 약과의 동시 복용은 절대 금물이다.
복약지도, 그냥 넘기지 마세요
약을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복용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복약지도를 정확히 따르는 것이다. '식전', '식후', '공복' 등의 복용 시기는 단순한 권고가 아니라, 약의 흡수와 효과에 큰 차이를 만드는 핵심 정보다. 이미나 약사는 "공복 복용이 필요한 약은 식사 30분~1시간 전 또는 식후 2시간 이후, 식후 복용은 식사 직후 또는 식후 30분 이내가 적절하다"며 "약물마다 흡수 특성과 위장 자극 여부가 다르기 때문에 복약지도를 반드시 따르는 것이 안전하다"고 강조했다. 복용 중 혼란이 생기거나 의문이 들 경우에는 전문가에게 확인하는 습관이 약물의 효과와 안전성을 높이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복용 시 주의해야 할 음식 조합도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 약효를 떨어뜨리거나 부작용을 유발하는 조합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복용 방법이 헷갈릴 경우에는 약사에게 직접 확인하는 것이 가장 확실하다. "이 약 먹을 때 피해야 할 음식이 있나요?"라는 질문 하나만으로도 부작용을 예방하고 약효를 높일 수 있다.